소리없는 결별의 연가蓮歌에 귀 귀울이는
'세미원洗美苑 풍경'
계속 장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곱게 피운 연분홍의 연꽃들이 제 모습을 다 보여주지도 못한 채
그 아름다운 꽃잎들을 소리 없이 떨굴까?
모처럼 쉬는 남편을 동무삼아 세미원으로 향한다.
세미원 배다리 매표소 앞
열수주교(배다리)
배다리는 정조께서 부친인 사도세자의 묘소인
현륭원을 참배하러가기 위해 한강에 설치했던 것을 기초로 재현한 것으로
이 배다리로 세미원을 들어가 보기는 처음이다.
수련정원
결별을 준비하는 연분홍의 고운 연화蓮花
튼실한 씨앗과 다음해 더 화려한 부활을 꿈꾸며
그렇게 아름다웠던 자신들은 분분한 낙화를 시작한다.
"낙화落花"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쌓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을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던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이형기'
예전에는 줄줄 읊던 애송시였는데
이제는 검색해서 맞는지 확인을 해야했다....ㅜㅜ
가야할 때를 알고서....뚝뚝 떨군 꽃잎들을
결별의 아쉬움에 다소곳이 받쳐 들고 있는 연 잎....
얼마 남지 않은 세미원의 화려한 '연가蓮歌'
하루 종일 우산을 폈다 접었다를 반복했지만
거센 빗줄기는 없었던지라
그나마 감사하며 모처럼 함께한 남편과 세미원 蓮歌에 귀 귀울였다.
징검다리
습도가 높아 후덥지근하던 열기를
달달한 연잎 아이스크림과 시원한 아이스 커피로 잠시 식히며...
장독대 분수
서로 앞 다투어 화려하게 피어났던 연꽃잎들은
이제 완전 만개한 자신들의 고운 자태를 아쉬움 없이
한껏 보여주려 마지막 빛을 발하고....
마지막 남은 이별을 위해 ....
남은 꽃가루와 한 방울의 꿀도 아낌없이 퍼준다.
자신도 요렇게 수줍은 새색시 마냥 고운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위안 삼으며....
'모네의 정원'
'모네의 정원'
남이섬에 전시되어 있는 '행복가족'이란 작품들로 익히 알고 있는
김명희작가의 '엄마와 나 그리고 아이들' 이란 주제의
흙 작품들이 전시중이다.
전시는 6월 29일~8월 4일까지....
두물머리 강변의 세미원,
수련이 피어 있는 작고 아담한 모네의 정원과 잘 어울리는
푸근한 흙 인형들이다.
물의 정원, 세미원 풍경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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