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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신선세계를 꿈구며 지은 정자! 봉화 닭실마을의 '청암정'

by 신록둥이 2013. 9. 26.

 

 

 

안동 권씨 집성촌, 봉화 '닭실마을'

 

닭실(달실)마을은 충재 권벌權橃을 중심으로 한

안동권씨 집성촌으로 풍수지리상으로 '금닭이 알을 품은 형국

(금계포란金鷄抱卵)' 이라 하여 최고의 길지로 친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이지역을 경주의 양동良洞, 안동의 내앞川前,

풍산의 하회河回와 함께 삼남지역의 4대길지吉地로 꼽았다.

 

 

 

 

 

거북바위 위의 '청암정靑巖亭'

 

조선 중종 때 우찬성을 지낸

안동 출신인 충재 권벌(1478∼1548)이 문과에 급제해

관직에서 활동하다가 '기묘사화'로 파직되어 이곳에 정착하면서

1526년 큰아들 권동보와 함께

거북모양의 너럭 바위 위에 지은 정자이다.

 

 

 

 

 

 

너럭 바위 위의 '청암정'

 

정자로 건너가기 위해

장대석 돌다리를 건너는 것은 무릉도원인 이상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하겠다.

 

 

봉화의 가을 코스모스 꽃길~

 

아름다운 가을이 잘 여물어 가고 있었다.

 

 

 

 

 

 

 

 

 

 

영주 봉화는 남편 고향이지만

지금은 시아버지와 윗대 어른들의 산소만 있어

이렇게 일년에 한 두번 벌초나 성묘를 위해 다녀간다. 

 

 

 

시아버지 산소 가는 길~

 

주변으로 온 통 사과밭이다.

아직 가을 햇볕을 더 받아야 향긋하고 달콤한 사과가 되겠지?...

 

 

 

잡풀 무성한 시아버지 산소~

 

작년 남편과 작은 아들과 이맘때 쯤

벌초하러 다녀가고 일년 만에 다시 찾아뵈었더니

잡풀들이 제대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뽑아 내기도 미안스럽게....

소나무 씨앗이 날아와 이렇게 뿌리를 곱게 내리고....

 

 

 

 

오늘은 우리집 큰 아들이 난생 처음 잡아보는 낫으로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 산소를 이발해드린다.

 

추석 다음날 왔더니

항상 대여하던 예초기 가게도 묻을 닫았고

다른 철물점에도 예초기가 다 나가서 낫만 두개 딸랑 사서

예전 우리네 아버지들이 하시던 재래식 낫으로 벌초를 해드렸다.

우리 시아버님 더 좋아 하셨을려나?!....ㅎ 

 

 

 

 

그래도 깔끔해진 산소~

 

싸 간 술과 떡, 과일로 인사를 드리고

또 내년을 기약하며 물러났다.

 

 

 

 

근처에 있는 '창평저수지'

 

댐을 만들려고 저래 홀라당 주변을 파헤쳤는지?....

아름답고 운치있던 저수지와 주변 풍경이 폐허가 된 느낌이다.

 

 

 

 

저수지 둑 높이는 공사를 하면서

양쪽 산들을 다 깍아 양쪽으로 도로를 다시 냈다.

 

 

 

 

 

지역 발전에 꼭 필요하다고 여겨

이 저수지 둑을 높이는 공사를 한 것이겠지만....

개발이냐? 환경보존이냐?....

무엇이 우선시되야 하는지?....우린 옛 저수지옆 오솔길을 걷고 싶은데....

 

 

 

 

 

 

 

 

닭실 마을 입구의 청암정 안내판~

 

지나는 길에 '청암정'을 잠시 들려 보았다.

 

 

 

2년 전에 다녀가고 두번째 방문이다~

 

그 때는 후토스와 한과 축제로 발디딜 틈이 없이 붐볐었는데....

오늘은 금계포란의 한가한 마을 길을 걸어본다.

 

500년 전통의 권씨 집성촌 마을,

기와 얹은 흙담과 돌담들에 가을꽃들이 아름답게 피어 있는

그리 크지 않은 참 깨끗한 마을이다.

 

 

 

 

 

 

 

 

 

 

쓰러진 저 벼들은 세우지 않아도 잘 여물려나?....

 

오랜만에 코끝을 자극하는 황금색 벼들의 향내를 맡아 보았다.

유난히 나락들의 향이 찐하게 풍경오던 이곳은

어린 시절 메뚜기 뛰어놀던 자그마한 시골 황금색 논들에서

맡아지던....그런 鄕愁의 향긋함이었다.

 

 

 

 

 

 

 

 

 

 

 

솔숲아래 한옥과 담들이 참 멋스럽다.

 

 

 

 

 

 

 

 

 

'청암정靑巖亭'

 

청암정은 권벌이 큰아들 권동보와 함께

 거북모양의 너럭 바위 위에 세운 정자로, 정자 주변에 연못을 파서

물 위에 거북이가 떠 있는 형상이다.

 

저 돌다리를 건너면 신선의 세계?....

 

 

 

요런대서 책을 펴고 앉았으면

어찌 글이 머리에 쏙쏙 들어가지 않았겠는가?....

 

 

 

 

 

신발을 벗고 올라 쉴 수 있는 이곳은

바람도 살랑살랑 사방으로 뚫린 너럭바위 위의

요 정자 마룻바닥이 얼마나 시원하던지...

별로 오가는 사람들이 없어...글을 읽는 대신 우리는

大자로 누워 한참을 쉬었다....ㅎ

 

 

 

 

 

 

 

 

 

넘어 울창한 솔 숲 아래, 충재 권벌(1478∼1548) 사당,

충정공 권벌의 충절과 학덕을 경모하기 위해 유림에서

1588년(선조 21)에 세운 것이다.

 

 

 

 

청암정의 부속건물 '충재'

 

 

 

 

청암정을 처음 지을 때는 온돌방으로 하고

둘레에 연못도 없었는데

온돌방에 불을 넣자 바위가 소리 내고 울어 괴이하게 생각하던 차에...

 

 

 

 

 

고승이 지나가다가

'이 바위는 거북 형상이라서

방에다 불을 지피는 것은 거북이 등에다 불을 놓는 것과 마찬가지다' 라고 하여

아궁이를 막고 바위 주변을 파내어 못을 만들었더니

괜찮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담장 넘어 주렁주렁 달려 있는 조롱박과 노각이....

 

 

 

 

한옥마을의 가을 정취를 더욱 풍성하고 정겹게 하였다. 

 

 

 

 

 

이렇게 스치듯 지나며 보고 느끼는 것들이

우리의 기억에 얼마나 크게 각인 되겠냐? 만은 그래도 아들,

 남편과 함께 한 이런 시간들에 의미를 둔다.

 

 

 

신선세계를 꿈꾸며 지은 정자! 거북바위 위의 '청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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